공정거래위원회가 올해 징수 결정을 내린 과징금 중 5300억원에 달하는 금액이 아직 징수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는 최근 5년 사이 가장 낮은 수납률인 26.4%를 기록하며, 과징금 징수에 있어 심각한 문제를 드러내고 있다. 징수유예와 임의체납액이 급증하고 있는 상황에서, 체납 관리 체계의 전반적인 재검토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국민의힘 윤한홍 의원이 공정위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과징금 징수 결정액은 7180억원에 달하지만, 실제 수납액은 1896억원에 그쳤다. 미수납액은 지난해와 비슷하게 5283억원으로, 두 번째로 많은 액수를 기록하고 있다. 이러한 수납률은 과거 5년 동안 최소 45%, 최대 65%를 기록했던 것에 비해 현격히 낮은 수치이다.
특히 법원에서의 과징금 부과 유예로 인해 징수유예액이 2096억원에 달했고, 이는 최근 5년 중 가장 큰 숫자이다. 이와 비교하여 2022년에 비해 유예액이 급증한 현상은 앞으로의 과징금 징수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기업이 과징금 집행 정지를 요청하면 법원이 이를 인용해 법정 다툼이 이어질 수 있으며, 최종 승소해야만 공정위가 이 금액을 징수할 수 있다.
또한, 별다른 사유 없이 과징금이 징수되지 않은 임의체납액 또한 증가하고 있다. 올해 임의체납액은 781억원으로, 2020년의 363억원에서 꾸준히 상승하고 있는 추세다. 더불어 올해의 미수납액에는 기업이 과징금 분할납부를 신청한 경우 등을 포함해 납기 미도래액도 포함되지만, 공정위는 쿠팡에 대한 1600억원 과징금의 분납 징수로 인해 수납률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공정위의 과징금 징수율이 갈수록 저조해지고 있는 가운데, 현재 이 업무를 담당하는 인원은 단 한명 뿐인 것으로 나타났다. 과거에 국세청에 과징금 수납을 위탁했으나, 인력 문제로 인해 현재는 중단된 상태다. 윤 의원은 “과징금 임의체납이 증가하고 체납 기간이 길어지고 있어 공정위의 체납 관리 시스템 전반을 재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특히 징수 유예 비중이 높아진 만큼 과징금 처분의 정확성과 합리성을 증대시켜야 한다고 덧붙였다.
최근 상황을 종합적으로 보면, 공정위의 과징금 징수 체계에서 발생하는 문제들은 단순히 수납률 저조에 그치지 않고, 앞으로의 경제 환경과 기업의 신뢰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러한 이유로 구조적인 개선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으며, 기업들과의 소통 강화는 물론 보다 효율적인 징수 기법 개발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전반적으로, 이 상황은 공정위가 향후 과징금 집행과 관리에 있어 보다 깊은 성찰과 변화를 요구받고 있는 시점임을 알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