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보수당이 최근 우파 성향의 케미 바데노크를 새 당대표로 선출하면서, 당의 방향성이 한층 더 우경화되고 있다. 이번 선거는 3개월에 걸친 경합 끝에 6명의 후보를 두 명으로 압축한 후, 당원들의 투표로 최종 승자를 결정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바데노크는 총 53,806표를 확보하며 로버트 제니크를 제치고 이 자리를 차지했으며, 투표율은 72.8%에 달했다.
이번 경선은 보수당의 역사적인 선거 패배로 인한 “결별의 순간”으로 평가되고 있으며, 이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정당 중 하나인 보수당에게 큰 위기이다. 바데노크의 승리는 이 당이 이민, 기후 정책 및 문화 정치에 대해 더욱 단호한 입장으로 전환하게 될 것임을 암시한다. 이전에 세게 선두에 나섰던 중앙파 제임스 클레블리가 전선에서 의외의 결과를 맞이한 데에는 전술적 투표가 한몫한 것으로 보인다.
케미 바데노크는 사업부 장관을 역임한 경력을 가진 44세의 정치인이다. 그녀는 2017년 하원의원으로 당선된 이후 세 명의 총리 아래에서 여러 장관직을 수행해왔다. 바데노크는 브렉시트의 강력한 지지자로 알려져 있으며, 이민 및 성소수자 권리와 같은 논란의 소지가 있는 문제에 대한 강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최근에는 출산휴가에 대한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보수당의 새 지도자인 바데노크는 “당이 너무 노동당과 같아졌다”며 새로운 비전을 실현하겠다고 밝혔다. 그녀는 국가의 개입을 줄이고 가족 중심의 정책을 강조할 것을 제안했다. 그러나 그녀의 강경한 정치적 견해는 수년간 논란을 일으키며 비판의 대상이 되었고, 이로 인해 ‘문화 전사’라는 이미지를 갖게 되었다.
이와 함께 영국 정부의 현재 상황은 바데노크의 지도부 승리가 즉각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노동당이 역사상 두 번째로 큰 의석 수를 확보하고 있어 당분간 안정적이다. 그러나 반기되는 새 보수당 지도부가 키어 스타머 총리에게 더 많은 압력을 가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또한, 최근 브렉시트 지지자인 나이젤 파라지의 정치 복귀와 함께 그의 신당이 예상외의 선거 성과를 거두면서 보수당이 추가적인 투표 손실을 막기 위해 더 우경화할 가능성도 있다. 일부 분석가들은 개편된 보수당이 파라지와 협력해 지지 기반을 확대할 수 있다고 예측하고 있다.
이렇듯 케미 바데노크의 선출은 영국 정치에 새로운 변화를 가져올 중요한 전환점으로 기록될 것이다. 보수당이 안고 있는 도전과 기회는 향후 정치적 구도와 민심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