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그룹이 계열사가 보유한 부동산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리츠(부동산투자신탁) 사업을 시작하는 계획을 세웠다. 내년 중 삼성, SK, 롯데, 한화, 신세계 등 대기업에 이어 LG그룹 역시 대형 리츠를 출범시킬 예정이다. 이번 리츠 사업은 국내 상업용 부동산 시장의 활황을 반영하며, 자산 유동화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전략이다.
LG그룹은 지난해부터 리츠를 신사업으로 면밀히 검토하고 있으며, 관련 부동산 컨설팅 회사로부터 자문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LG그룹 자산관리 계열사인 D&O가 주축이 되어 리츠 설립을 추진하며, 내년에는 국토교통부에 AMC(자산관리회사) 인가를 신청할 계획이다.
리츠에는 LG그룹의 계열사가 보유한 주요 부동산이 포함될 것으로 예상되며, 여기에는 LG트윈타워, 가산동 사옥, 광화문사옥, LG서울역빌딩, 상도동하이프라자, 플래그원2 등이 있다. 이들 대부분은 LG그룹 계열사들이 본사 사옥으로 활용하고 있는 오피스 빌딩으로, 상업용 부동산 시장이 활발해짐에 따라 자산 유동화에 서둘러 나서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또한 LG그룹은 서울 상암동에 위치한 LG헬로비전 본사 사옥 인수를 위해 1,700억원에 달하는 거래를 추진 중이다. 약 38,075㎡ 규모의 오피스빌딩인 LG헬로비전 본사 사옥은 매도자인 이화자산운용과 협상 중에 있으며, 리츠 설립을 통해 계열사의 자산을 효과적으로 관리할 방침이다.
리츠는 대기업 스폰서 리츠로 자리잡을 것으로 전망된다. 스폰서 리츠 모델은 대기업이 소유한 자산을 리츠에 포함하고 최대주주이자 임차인으로서 운영하는 방식이다. LG그룹은 리츠 운영을 위한 AMC(자산관리회사) 설립을 위해 태스크포스를 구성하고, 이학구 전 다올자산운용 부사장을 총괄로 영입하였다. 이총괄은 11월부터 D&O에 출근하여 리츠 관련 업무를 시작할 예정이다.
LG그룹에 앞서 삼성은 지난해 4월 공모리츠인 삼성FN리츠를 상장하고, 주요 오피스 자산으로 대치타워, 에스원빌딩, 삼성화재 판교사옥 등을 포함시키며 상업용 부동산 비중을 높이고 있다. SK그룹은 이미 SK리츠를 운영 중이며, 총 자산 규모는 4조2000억원에 달해 국내 리츠 중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신세계그룹 또한 스타필드 하남을 기초 자산으로 하는 신세계스타리츠 출범을 준비 중이다.
그러나 이러한 대기업들의 리츠 시장 진출에 대해 특정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리츠에 포함되는 자산들이 프라임이나 A급이 아닌 경우가 있으며, 자산 평가가치가 과도한 경우도 있어 투자자들 사이에서 반발이 일고 있다. 한화리츠는 최근 서울 장교동에 위치한 본사사옥을 리츠에 포함시키기 위해 유상증자를 추진하고 있으나, 그 규모가 시가총액의 약 1.5배를 넘겨 투자자들 사이에서 비판을 받고 있다. 투자 심리가 악화되면서 유상증자 신주인수권 거래에서도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이번 LG그룹의 리츠 출범은 더욱 경쟁이 치열해지는 국내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서 자산 관리 효율성을 높이고, 계열사 리스크를 분산시키기 위한 것으로 평가된다. 결국, 그들은 부동산 유동화와 안정적인 수익 창출을 통해 시장에서의 영향력 확대를 도모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