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윤범 회장, 고려아연 경영권 방어 위해 ‘소유분산기업’ 전략 채택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대규모 유상증자를 통해 자신의 경영권을 방어하고, 고려아연을 KT와 포스코와 같은 소유분산기업으로 전환하겠다는 전략을 밝혔다. 이는 MBK파트너스와 영풍의 적대적 M&A 공격에 대응하기 위한 적극적인 조치로, 최 회장은 최근 기자회견에서 “죽고자 하면 살 것이다”라는 이순신 장군의 말을 인용하며 결단력을 내비쳤다.

현재 고려아연의 지분구조는 MBK·영풍 연합이 38.47%, 최 회장 및 우호지분이 35.45%, 국민연금이 7.83%, 나머지 5.99%가 기타 주주로 분포되어 있다. 최 회장은 이번 유상증자를 통해 지분율이 체계적으로 저하되더라도, 경영권을 유지하는 데 성공할 것으로 보인다. 공개매수를 통해 1대 주주가 된다면, 경영권 방어에 유리할 것이다.

고려아연은 총 2조5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진행할 예정이며, 그 중 5000억원은 우리사주로, 나머지 2조원은 일반 공모를 통해 조달할 계획이다. 이 과정에서 최 회장 및 그의 특수관계인은 주식 청약에 참여할 수 없으나, 이를 통해 각각의 지분이 떨어짐에도 불구하고 기타 주주들의 광범위한 지지를 얻을 수 있다면 경영권을 계속 구사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MBK와 영풍은 법적 조치를 예고하며 유상증자가 배임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이 사건은 최 회장이 고려아연의 미래와 경영권을 어떻게 지킬 것인지에 대한 중요한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이와 관련하여 금융감독원은 최 회장의 유상증자 결정에 대한 검토를 진행하고 있으며, 그 결과는 향후 경영권 다툼의 향방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궁극적으로 이번 전략의 성공 여부는 최 회장이 얼마나 기타주주들의 신뢰를 구축하고 경영권을 방어할 수 있는지에 달려있다. 고려아연의 유상증자는 한국 기업 역사에서도 이례적인 파일럿 사례가 될 수 있으며, 향후 재벌가의 지배구조 변화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