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이 4개월 간의 조정기를 지나 7만 달러를 돌파했다. 현재 상황은 미국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양대 후보가 모두 가상자산에 우호적인 공약을 내세운 데서 기인한다. 선거일이 일주일 남은 가운데,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와 비트코인 반감기 등 중장기적인 상승 요인들이 결합돼 투자자들이 다시 활발히 매수에 나서고 있다. 전문가들은 비트코인 가격이 1억원을 돌파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분석하고 있다.
29일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비트코인 가격은 이날 오후 3시 30분 기준 7만974달러(약 9837만원)로 24시간 동안 4.62% 상승했다. 특히 이날 오전 한 때 7만1450달러(약 9903만원)에 이르며 1억원에 근접하기도 했다. 비트코인이 7만 달러를 초과한 것은 지난 6월 7일 이후 처음의 일이며, 예전의 최고가인 3월 14일 7만3750달러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치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가상자산 대통령’을 자처하면서,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강력한 규제를 계속 이어온 게리 겐슬러 위원장을 해임하겠다고 공약해 업계에서 큰 화제가 되고 있다. 이에 대해 김민승 코빗 리서치센터장은 “가상자산 업계가 SEC의 지속적인 고소와 규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었으나,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될 경우 SEC의 대응이 변화를 가져올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상대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역시 가상자산 시장에 친화적인 정책을 내세웠다. 이런 분위기는 민주당이 당선되더라도 비트코인의 가격이 급격하게 하락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높이며, 자금 유입을 더욱 가속화하고 있다. 최근 스탠다드차타드 은행은 트럼프가 승리할 경우 연말 비트코인 가격이 12만5000달러(약 1억 7320만원)에 이를 것이며, 해리스가 당선될 경우에도 7만5000달러로 올라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의 지지 발언 후 가격이 급등한 도지코인도 이날 오후 3시 기준으로 14.9% 상승했다. 이는 대선 결과 발표에 따라 비트코인과 다른 가상자산들이 상승할 것이라는 투자자들의 기대가 반영된 결과로 해석된다.
한편, 나스닥 시장에 상장된 비트코인 관련 기업인 마이크로스트래티지도 28일 하루 동안 8.96% 상승하며 강세를 보였다. 이는 회사가 업계에서 가장 많은 비트코인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유명한 기업이다. 지난 4월 비트코인 반감기가 발생한 것도 중장기적인 가격 상승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으며, 연준이 추가 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도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김 센터장은 “통화정책 측면에서 양적 완화가 지속되는 것이 비트코인에는 호재”라며 “미국 대선과 비트코인 반감기 간의 상관관계가 매우 강한 점을 감안할 때, 앞으로도 비트코인의 가격이 빠르게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