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정KPMG는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유통 및 소비재 산업에 나타나는 소비 패턴의 변화를 분석하며 ‘리퀴드 소비’라는 새로운 소비 트렌드가 부각되고 있다고 밝혔다. 리퀴드 소비란 전통적인 고정된 소비 패턴이 사라지고, 소비자의 필요와 상황에 따라 유동적으로 변화하는 소비 행태를 의미한다. 이는 소비자들이 물건에 대한 소유보다 경험과 실용적인 가치를 중요시하게 되면서 제대로 나타나게 되었다.
이 보고서는 소비 시장의 변화를 이끄는 7대 키워드로 가격 양극화, 경험, 시성비(시간 대비 성능), 개성, 웰니스, 지속가능성, 디지털 기술을 제시하고 있다. 현재 저가 온라인몰과 할인점의 수요가 증가하며 소비가 상향 소비와 하향 소비로 양극화되고 있는 현상이 눈에 띈다. 이러한 상황에서 소비자들은 가격에 대한 민감성을 넘어서, 브랜드의 가치와 경험을 중시하면서 가격이 비싼 상품이라도 이를 충분히 이해하고 소화할 수 있는 소비가 이루어지고 있다.
또한, 현대 소비자들은 물건에 대한 소유보다 직접 경험하는 것을 더 중시하여 팝업스토어와 구독경제와 같은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 등장하고 있다. 인스타그램 등 소셜미디어를 통해 직접 체험한 것에 대한 리뷰와 추천이 이루어지며, 이는 브랜드와 소비자 간의 상호작용을 강화하고 있다.
시성비에 대한 요구도 증가하고 있으며, 특히 현대 여성들이 가사나 육아 등에서 시간 절약을 위한 소비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이에 따라 소비자들은 기업이 제공하는 제품이나 서비스에 단순히 소비자로 참여하는 것뿐만 아니라, 생산과 유통 과정에 직접 참여하며 ‘크리에이티브 프로슈머’로 변모하고 있다.
윤리적 소비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패션업계에서는 업사이클링 제품과 친환경 소재를 사용한 제품이 인기를 끌고 있으며, 식음료업계에서는 플렉시테리언(Flexitarian) 소비자를 겨냥한 대체식품들이 주목받고 있다. 또한, 화장품 업계에서도 친환경 원료와 포장을 강조하며 지속 가능한 뷰티 솔루션을 강화하고 있다.
디지털 기술의 발전도 소비 시장을 크게 변화시키고 있다. 특히 인공지능(AI)과 사물인터넷(IoT)을 통한 소비 개인화가 더욱 두드러지며, 기업들은 생성형 AI를 활용한 맞춤형 마케팅으로 MZ세대의 관심을 끌고 있다.
신기진 삼정KPMG 전략컨설팅본부 파트너는 “과거의 소비는 주로 ‘가격’에 집중되었던 반면, 리퀴드 소비 환경에서는 경험, 기술적 측면 등 다양한 요소들이 소비 결정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한 “리퀴드 소비 트렌드에 성공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포트폴리오 리밸런싱과 새로운 경험을 제공해야 한다”며 기업들의 적극적인 대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