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이 고려아연의 경영권 방어를 위한 자사주 공개매수를 통해 총 11.26%의 지분을 확보했다. MBK파트너스와 영풍 연합은 이로 인해 과반 의결권을 확보하지 못하면서, 주주총회에서의 표 대결을 위한 지분 확보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MBK파트너스와 영풍은 이날 이사회에서 14명의 신규 이사를 선임하고 집행임원제를 도입하기 위한 주주총회를 요청하기 위한 내용증명을 발송했다. 이는 공개매수 이후 경영권 확보를 위한 두 번째 전투를 알리는 신호탄으로 해석된다. 공시에 따르면, 최 회장 측이 공개매수로 확보한 233만1302주의 지분 중 9.85%는 자사주로, 베인캐피탈에게 1.41%가 돌아가는데, 자사주는 의결권이 없기 때문에 베인캐피탈의 지분만 의결권이 인정된다.
양측은 공개매수 이후의 지분 구조와 자사주 처분 가능성을 둘러싸고 갈등을 벌이고 있다. 최 회장 측은 현재 MBK와 영풍이 보유한 38.47% 지분과의 차이가 1~2%에 불과하다고 주장하며, 최씨 일가의 기존 보유 지분 15.6%, 베인캐피탈의 1.41%, 대기업 지분 18.4%를 더해 35.4%의 지분을 확보했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를 통해 전체 의결권의 36.8%까지 확보할 수 있다는 계산을 내놓고 있다.
한편, MBK와 영풍 측은 이들 대기업 지분이 우호세력으로 작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하며, 기존 보유 자사주 1.4%도 공개매수로 확보한 자사주와 결합되어 내년 4월까지 처분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MBK는 자사주 신탁계약으로 인해 신탁계약 해지가 이루어지려면 최소 6개월이 소요된다고 설명하면서 명확한 법적 근거를 내세우고 있다. 이에 대해 고려아연 측은 자사주 매입 발표 시점부터 직원 평가 용도로 사용할 것이란 기존 입장을 강조하며 반격하고 있다.
현재 공개매수 단행 이후 남은 유통 가능 지분은 약 4.5% 정도로 추정되며, 이에 따라 잔여 지분 확보를 위한 장내 매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을 예고하고 있다. 이로 인해 고려아연의 주가는 이날 3.83% 상승해 130만1000원에 거래를 마감하였으며, 이는 3거래일 연속 강세를 이어온 결과이다. 국민연금이 보유한 7.83%의 지분은 2차전인 주주총회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할 “캐스팅 보트”로 평가받고 있다.
MBK와 영풍은 또한 집행임원제를 도입하여 이사회 경영 참여를 제한하려 하고 있으며, 이는 이사회의 구조와 권한에 대한 큰 변화를 포함할 것으로 보인다. 최고 경영 수준에서의 독립적이고 투명한 의사결정 과정을 강화하겠다는 명분 아래 제안된 새로운 이사회 체계는 시장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고려아연 측은 27명으로 확대된 이사회 구조와 경영권 탈취의 목적을 자주 지적하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이와 같은 상황은 두 측 간의 치열한 공방이 지속되며, 앞으로의 주주총회에서 어떤 결과가 나올지는 불투명하다. 결과적으로, 시장에서는 이러한 경영권 분쟁이 한국 기업의 지배구조에 미치는 영향과 함께 앞으로의 주가 변동성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