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 가상자산 시장에서 수수료 인하 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 경쟁사 간의 경쟁은 소비자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나아갈 것으로 기대되지만, 이는 또한 부작용과 잘못된 마케팅의 여지를 안고 있다. 특히, 정보가 부족한 이용자와 작은 기업들이 피해를 볼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빗썸은 지난해 말부터 ‘수수료 전면 무료’를 내세운 마케팅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지만, 이 실제 수익 구조는 전혀 다르다. 빗썸은 거래의 25% 이상에서 수수료를 부과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무려 250억원을 벌어들였다. ‘수수료 쿠폰’을 등록하지 않은 이용자는 0.25%의 높은 수수료를 적용받는데, 이는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러한 점에서 빗썸은 ‘꼼수 마케팅’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국회 정무위원회 간사인 강준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분석에 따르면, 빗썸의 실효 수수료율은 0.048%였다. 그러나 지난해 10월부터 1월까지의 수수료 무료 이벤트 기간 동안 약 52조원의 거래를 통해 상당한 수익을 올린 것으로 보인다. 이는 빗썸의 ‘무료’라는 약속이 실제로는 소비자를 오도하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음을 잘 보여준다.
또한, 빗썸의 이러한 행위는 공정거래법 위반의 소지도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한 가상자산 투자자 단체는 빗썸이 경쟁사를 시장에서 배제하기 위해 설계한 불공정한 행위로 공정위에 고발하기도 했다. 강 의원은 “가상자산 시장의 건전한 경쟁은 바람직하나 정보취약계층을 비롯한 소비자에게 피해를 유발해서는 안 된다”라며, 금융당국과 경쟁 당국의 지속적인 모니터링 및 개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국내 가상자산 시장의 독점적 구조도 이 부작용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1위 거래소인 업비트가 시장 거래량의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어, 금융 당국이 이를 방관하고 있는 것에 대한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김병환 금융위원장도 시장 구조의 문제를 인식하고 있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같은 상황 속에서 소비자는 수수료 정책을 면밀히 살펴보고, 현명한 선택을 해야 할 시점이다. 가상자산 시장의 멋진 경쟁이 소비자에게 진정한 이익으로 돌아가려면, 각 거래소의 투명한 정보 제공과 정치적 감시가 필수적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