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시진핑 대통령은 BRICS 정상 회담 개회식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중국과 러시아의 “깊은” 관계는 국제 정치의 불안정성에도 불구하고 변치 않을 것이라 밝혔다. 시 주석은 “오늘날 세계는 한 세기 동안 보지 못한 중대한 변혁에 직면해 있으며, 빠르게 변하는 국제 환경 속에서 여러 가지 혼란이 존재하고 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과 러시아 간의 깊고 지속적인 우정은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표명했다.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중국 파트너십을 “국제 무대에서 주요한 안정화 요소 중 하나”라고 언급하며, 이 관계가 미국의 영향력에 대한 경제적, 정치적 대항을 목적으로 한다고 강조했다. 두 나라는 2022년 2월 이후 “제한 없는 친구”라는 관계를 공언하며, 서로의 전략적 조정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러나 이런 “무제한 우정”에도 불구하고 마찰의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 중국은 세계 무대에서의 입지를 다지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입장을 고심하는 가운데 러시아의 침략을 공개적으로 비난하지 않고 있다. 캐네기 재단의 유진 루머는 “중국은 러시아와의 전쟁에서 가까이 연관되지 않으려 애쓰며, 중립적인 태도를 유지하려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은 또한 우크라이나 전쟁의 전후로 무기나 탄약을 직접 제공하지 않았으며, 시진핑의 러시아 방문 전 최근 기술 및 군사적 용도의 수출 통제를 강화했다. 이는 “푸틴의 전쟁 노력에 대한 중국 지도부의 지원 의지에는 한계가 있다”는 신호라 할 수 있다.
이번 BRICS 정상회담은 36개국이 모인 자리로, 푸틴이 우크라이나 전면 침공 이후 주최한 가장 큰 국제 회의다. BRICS는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이 2009년에 처음 구성한 경제 동맹으로, 이후 남아프리카가 가입하여 현재의 이름을 갖게 되었다. 최근에는 이집트, 에티오피아, 이란, 아랍에미리트가 추가로 가입하면서 이들 국가의 무역 및 투자 강화에 매력적인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새로운 구성이 BRICS가 보다 영향력 있는 기구로 발전할 가능성을 높였지만, 동시에 복잡한 이해관계로 인해 더욱 난해하고 사실상 비효율적인 상황을 초래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시진핑과 푸틴 간의 대화 내용은 향후 국제 정치의 방향 및 두 나라의 관계에서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며, 푸틴은 이번 정상회담 이후 기자 회견을 가질 예정이라고 러시아 외교 정책 보좌관이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