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태 문제는 단순히 정치나 의료 분야에 국한되지 않고 개인 금융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캘리포니아 대학교 샌프란시스코 캠퍼스의 인구통계학자이자 ‘턴어웨이 스터디'(The Turnaway Study)의 책임자인 다이애나 그린 포스터(Diana Greene Foster) 교수는 낙태 거부가 경제적 결과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했다. 그녀의 연구에 따르면, 낙태를 받을 수 없었던 여성들은 더 높은 빈곤율과 파산, 강제 퇴거의 가능성이 증가한다는 결과를 보였다.
오는 11월, 아리조나, 콜로라도, 플로리다, 메릴랜드, 미주리, 몬타나, 네브래스카, 네바다, 뉴욕, 사우스다코타 등 10개 주에서 낙태 접근에 관한 주 헌법 투표가 진행된다. 이는 2022년 미국 대법원이 로 대 웨이드(Roe v. Wade) 판결을 폐지한 이후 나타난 변화다. 조사에 따르면, 30세 미만의 여성들은 이 문제를 투표의 가장 중요한 이슈로 꼽고 있으며, 전체 여성 유권자들 사이에서도 세 번째로 중요한 이슈로 부각되고 있다.
포스터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미국에서 낙태를 원하는 여성들은 주로 낮은 소득 계층에 속하며, 기존에 자녀를 기르는 경우가 많다. 이와 같은 상황 속에서, 낙태를 받지 못할 경우 가계 소득이 연방 빈곤선 이하로 떨어질 확률이 증가하고, 기본적인 생활비인 식비, 주거비, 교통비를 충당하기 어려워진다고 덧붙였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낙태를 받을 수 없는 여성들 중 61%가 낙태를 받은 여성들보다 낮은 소득층에 속한다는 통계가 나타났다.
낙태를 받지 못한 여성은 높은 부채를 안고 있으며, 30일 이상 연체된 부채가 이전 평균보다 78% 증가한 $1,749.70에 이르렀다. 이는 강제 퇴거와 파산과 같은 재정적 어려움의 지표로도 드러나고 있다. 포스터 교수는 자녀를 양육하는 데 드는 비용과 경제적 지원의 부족이 이들 여성의 재정적 위기를 더욱 심화시킨다고 강조했다.
그녀의 연구가 이루어진 당시에는 로 대 웨이드가 여전히 법적 지위에 있었으나, 현재는 13개 주에서 어떤 시기에도 낙태가 거부될 수 있어 더 많은 여성이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온라인 낙태 약물을 주문하는 방식과 같은 새로운 접근법이 등장하면서 일부 여성은 여전히 낙태에 대한 접근성을 얻고 있다는 점도 언급됐다. 연구 결과로는 주 헌법 투표 이후의 경제적 변화와 여행비용 상승이 포함되어 있으며, 기회비용 또한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결과적으로, 낙태 접근이 단순한 의료적 이슈가 아니라 개인의 경제적 삶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요소임을 많은 전문가들이 강조하고 있다. 이런 개인 금융 문제는 결국 사회적인 불평등과 직결되며, 경제안정성을 위협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따라서 다가오는 선거에서 낙태 접근권이 중요한 이슈로 부각될 것이며, 이것은 개인의 재정적 안전과 장기적인 사회적 지원 체계의 필요성을 더욱 절실히 느끼게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