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정책 속에서 상대적으로 소외됐던 증권주들이 3분기 실적 기대감 덕분에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 증권가에서는 증권주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을 제시하며 연말까지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는지 주목하고 있다.
18일 증권가에 따르면 주요 증권주 11개 종목으로 구성된 KRX 증권 지수는 이달 들어 전날까지 4.97% 상승하며 금융 섹터 내에서 상위 권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동안 코스피의 상승폭은 0.62%에 그쳤고, KRX 은행과 KRX 300 금융 지수의 상승률은 각각 8.14%와 7.01%로 나타났다. 이러한 현상은 증권주가 은행 및 보험주에 비해 주주환원이라는 측면에서 매력도가 떨어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3분기 실적이 긍정적으로 전망되면서 증권주들은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6.41%), 한국금융지주(4.90%), 삼성증권(7.69%), 키움증권(4.85%) 등 주요 종목들이 크게 급등했으며, 이는 금리 인하 기조와 3분기 호실적에 대한 기대감이 결합된 결과로 풀이된다.
대형 증권사들은 3분기에도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5개 주요 증권사의 3분기 합산 순이익 전망치는 무려 1조1236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상적으로 3분기는 증권사의 실적이 감소하는 경향이 있지만, 이번에는 대부분 회사가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양호한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 확대와 금리 하락에 따른 채권 평가이익, 해외 주식 거래 대금 증가 등이 실적 개선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임희연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금융투자소득세 논의와 미국 대선 종료 이후 주식 시장의 불확실성 해소가 우호적인 영업환경을 조성할 것으로 기대된다”라며, “내년에는 시장금리의 하락 전망이 증권주에 대한 선호도를 더욱 높여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증권주 목표 주가도 속속 상향 조정되고 있다. 금융정보 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이달 발간된 증권주 보고서에서 목표 주가가 상향된 종목은 삼성증권(4개), 미래에셋증권(3개), 키움증권(2개), NH투자증권(1개)로 확인됐다.
그러나 증권주가 지속적으로 상승할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존재한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은행주의 약세 요인인 금리 하락과 보험주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에, 증권주가 대안이 될 수 있지만 추세적 상승은 어려울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와 같은 상황 속에서도 여의도 증권가는 증권주가 상승세를 이어갈 가능성에 대해 기대감을 제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