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과세 배당주 투자 시즌이 다가오면서 기업들이 자본준비금을 이익잉여금으로 전환해 비과세 배당을 실시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이 구조적 변화는 기업이 배당금을 지급하더라도 배당소득세를 면제받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며, 이는 주주들에게 실질 수익률을 향상시키는 효과가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NICE와 씨앤투스는 최근에 열린 임시주주총회에서 비과세 배당 결의를 실시했다. 또한, 디지털대성과 동인기연도 조만간 임시주총을 통해 비과세 배당을 결정할 예정이다. 이들 기업은 주주환원 정책의 일환으로 비과세 배당을 선택하고 있다.
상법 제461조의2 및 소득세법 시행령 제26조3 제6항의 규정에 따르면, 자본준비금을 줄이고 이를 이익잉여금으로 전환함으로써 발생하는 배당은 비과세로 간주된다. 이익잉여금과 납입자본(자본준비금)은 대차대조표 상 자본의 구성 요소로, 이익잉여금은 기업이 영업활동을 통해 축적한 이익을 의미한다. 반면, 납입자본은 주주로부터 받은 금원으로, 일반적으로 주식발행초과금, 자기주식처분이익 및 감자차익 등이 이에 해당된다. 따라서, 주주에게 자본준비금을 배분하는 것은 이익의 재분배가 아니라 주주가 납입한 자금을 환원하는 것으로 이해되기 때문에 비과세의 혜택을 받는 것이다.
보통, 자본준비금은 법정준비금으로 적립되어 결손 발생 시 사용하도록 되어 있지만, 법인자본금의 1.5배를 초과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축소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 이는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갖춘 기업이 주주환원의 일환으로 배당을 할 수 있는 여력을 키운다. 이러한 비과세 배당 구조 덕분에, 배당소득세 15.4%를 피하게 되어 실질적인 수익률이 상승하며, 금융소득종합과세 기준인 연 2000만원 이상의 소득 합산을 피할 수 있는 이점도 있다. 금융소득종합과세는 누진세율로 최대 49.5%까지 세금이 부과될 수 있어, 대주주들이 배당을 꺼리는 이유 중 하나로 지목되어 왔다.
기획재정부가 배당소득 분리과세정책을 추진하는 배경에는 대주주의 배당 증대 인센티브를 높이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 이번 비과세 배당을 채택한 기업 중 2023 사업연도 결산배당을 실시한 기업은 여섯 곳으로 이들은 인화정공(18%), 크레버스(12%), 넥스틸(9.5%) 등 높은 시가배당률을 기록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비과세 배당이 점차 알려지고 있으며, 주주환원을 확대할 수 있는 유력한 대안으로 부각되고 있다고 주장한다. 특히, 대주주 지분율이 높은 신규 상장 기업들이 비과세 배당을 선택할 가능성이 크면서, 동인기연(68.34%)과 넥스틸(61.56%)의 사례가 주목받고 있다. 이들 기업은 자본준비금을 감액하고 이익잉여금으로 전환해 배당 가능 재원을 확보한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자본준비금을 무한정 줄일 수 없는 상황이라는 점에서 비과세 배당 정책의 지속 가능성에는 의문이 남는다. 실제로 작년 비과세 배당 주식이었던 하나투어의 사례에서도 보듯, 기업의 업황 변동성이나 배당락의 영향으로 주가 하락의 위험이 존재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