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크(Merck)는 호흡기 세포융합 바이러스(Respiratory Syncytial Virus, RSV)에 대한 유아 보호를 목적으로 개발 중인 치료제가 중후기 임상 시험에서 긍정적인 결과를 보였다고 발표하였다. 이번 결과는 머크가 이 치료제의 승인을 요청하는 데 한 걸음 가까워졌음을 의미한다.
RSV는 매년 수백 건의 유아 사망을 초래하는 바이러스로, 특히 아기들이 겪는 병원 입원의 주요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이로 인해 머크의 신약은 승인될 경우 유아에게 귀중한 새로운 치료 옵션이 될 수 있다. 머크는 전 세계 규제 당국과 연구 데이터를 논의 중이며, 2025년에서 2026년 RSV 시즌에 맞춰 유아에게 이 치료제를 제공할 계획이다.
임상 시험에서는 건강한 미숙아와 만삭아를 대상으로, 첫 RSV 시즌에 접어드는 시점에서 단일 용량의 치료제인 클레스로비맙(clesrovimab)의 안전성과 효능을 분석하였다. 머크는 이번 결과를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IDWeek 의료 컨퍼런스에서 발표하였다.
이번 연구에서 클레스로비맙은 RSV 관련 병원 입원을 84% 이상 감소시켰으며, 하부 호흡기 감염으로 인한 입원도 90% 줄이는 효과를 보였다. 클레스로비맙은 또한 의료적 조치가 필요한 하부 호흡기 감염을 60% 이상 감소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RSV는 폐렴과 같은 하부 호흡기 감염의 주요 원인으로, 이번 임상 시험에서는 결과가 5개월 및 6개월 시점을 통해 일관되게 나타났다. 머크는 치료를 받은 환자와 위약을 받은 환자 간의 부작용 및 심각한 부작용 발생률이 유사하다고 보고하며, 치료에 따른 사망 사례는 없었다고 덧붙였다.
세인트주드 아동 연구병원(St. Jude’s Children’s Research Hospital)의 전염병학과 의장인 옥타비오 라밀로 박사는 “이러한 유망한 결과는 RSV 질환의 발생률을 줄이며 병원 입원을 감소시키는 데 기여할 수 있는 클레스로비맙의 잠재력을 뒷받침한다.”고 언급하며, 그는 이번 임상 시험의 연구원 중 한 명이다.
머크의 클레스로비맙은 이미 시장에 존재하는 유사한 치료제인 사노피(Sanofi)와 아스트라제네카(AstraZeneca)의 베이포르투스(Beyfortus)와 경쟁할 가능성이 있다. 베이포르투스는 지난 RSV 시즌에 예상을 초과하는 수요로 인해 공급 부족 현상을 겪었다. 두 약물 모두 항체를 직접 혈류로 전달하는 단클론 항체로 즉각적인 보호를 제공하지만, 머크의 치료제는 체중에 관계없이 유아에게 투여될 수 있어 용량의 편리함을 제공한다. 반면, 베이포르투스는 아기의 체중에 따라 권장 용량이 정해진다.
작년에는 화이자(Pfizer)와 GSK가 출산 예정인 어머니에게 투여되는 RSV 백신을 출시하여 태아에게 면역력을 전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이번 머크의 연구 결과는 RSV에 대한 새로운 희망의 문을 여는 중요한 진전을 보여준다.